이명현의 서재(2024-1 테마가 있는 독서아카데미)

이명현의 서재(『지구인의 우주공부』의 저자)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 코스모스 』 , 칼 세이건, 사이언스북스, 2022(개정판)
      칼 세이건 지음 <코스모스> (사이언스북스) 는 천문학뿐 아니라 과학과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심도있게 담겨 있는 책입니다. 지식뿐 아니라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과학고전이라고 하겠습니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 , 앤 드루얀, 사이언스북스, 2020
      칼 세이건의 부인이자 파트너였던 앤 드루얀이 쓴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사이언스북스)는 1980년 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의 후속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0년 판 <코스모스>의 통찰과 정신은 유지하면서 2020년 현재 시점에서 과학을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책입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 꿈속에서 우는 사람 』 , 장석주, 문학동네, 2021
      장석주 시집 <꿈속에서 우는 사람>을 읽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장석주 시인의 탐구는 늘 흥미롭습니다. 이번 시집도 그런 관점에서 읽고 있습니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문해력일 것입니다.

      문해력이란 정보를 받아들여서 사고하고 성찰하고 가공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독서는 이런 문해력을 기르는데 가장 빠르고 싼 작업입니다. 영상 매체가 주류인 사회에서 독서를 통한 문해력을 하나 더 장착하는 것은 삶에 큰 도움에 될 것입니다.

 

2024학년도 테마가 있는 독서아카데미 (2024. 5. 16.)

이유리의 서재(2023-2 테마가 있는 독서아카데미)

이유리의 서재(『브로콜리 펀치』의 저자)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아!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군요. 여러 권의 책 제목을 썼다가 지웠어요. 결국 마지막에 남은 책은 『헤르타 뮐러의『저지대』네요. 소설이지만 시에 가깝다고 느껴질 만큼 아름다운,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건조하고도 무감한 문체로 이루어진 소설이에요. 활자로 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을 때 저는 이 책을 다시 꺼내 읽곤 합니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맛』 , 로알드 달

    평소 책을 읽는 습관까지는 없어도 한번쯤은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어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로알드 달의 <맛>이라는 단편집을 추천해요. 짧고 재기발랄한 단편들을 모아둔 책인데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기 아주 좋답니다. 게다가 한 편 한 편이 정말 재미있어서 아마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되실 거예요. 스릴, 서스펜스, 재미, 반전, 아무튼 재미있는 건 다 들어있는 좋은 책입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레티파크』 , 유디트 헤르만

    유디트 헤르만의 <레티파크>를 구매해 읽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인데 12년만에 새 번역 작품이 출간돼서 기뻐하고 있습니다. 사실적이고 섬세하지만 건조하고 언뜻 무감해 보이기도 하는 문체를 좋아하신다면 유디트 헤르만의 장편소설 <알리스>, 혹은 단편소설집 <여름 별장, 그 후>를 읽어 보시면 만족스러우실 거예요.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좋아하는 만화책인 <허니와 클로버>에 이런 말이 나와요. 삶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상자들이 주어지는데, 그 상자를 하나하나 열어서 그 안의 것들과 일일이 격투하고 맛보고 파악해서 이름표를 붙이고 싶지만 그러기엔 생은 너무 짧다고요. 정말 그래요. 인생은 유한하지만 세계에 즐거운 것은 너무나 많죠. 책을 읽는 건 그 상자들을 직접 부딪혀가며 열어보지 않아도 내용물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는 일종의 지름길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책에 나온 경험들을 자신의 것인 듯 몰입하며 따라가다 보면 겪어보지 않은 일들도 겪어 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집에 편하게 앉아서 온갖 일들을 해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볼 수도 있다니, 독서는 정말 효율적이고 재미있는 일입니다.

 

 

최서영의 서재(2023-1 저자와의 만남)

최서영의 서재(『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의 저자)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자기신뢰』 , 랄프 왈도 에머슨

    세상의 공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힘을 길러주는 책입니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

    우리가 하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의 본질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으로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청년들에게 어떤 자세가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번아웃의 종말』 , 조나단 말레식

    완벽주의는 늘 그럴 듯한 핑계를 필요로 합니다. 노력은 하기 싫고 좋은 결과만 얻고 싶었던 저에게 ‘번아웃’이라는 말이 자기연민이자 회피의 구실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이 점을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생은 결국 자기표현의 과정입니다.

    무서운 사실은,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자기’도 달라지고 ‘표현’ 방식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저는 제대로 저를 만들고 표현하기 위해 읽습니다.

 

 

최용훈의 서재(2022-2 테마가 있는 독서아카데미)

최용훈의 서재( 리딩에듀 북트레일러 연구소장)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긴긴밤(루리 지음, 문학동네)
    공공도서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북트레일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알게된 책입니다.
    ‘보름달문고’,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이라는 문구를 보고, 단순히 어린이 동화책으로 생각하며 가볍게 책장을 넘겼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났을 때 깊은 여운과 따뜻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고된 여정으로 지칠대로 지친 코뿔소 노든과 어린 펭귄. 바다를 향해 가는 수많은 고난 속에서 서로를 이끌고 나아가며,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희망과 연대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느끼게 합니다.
    힘들 때 기대며 함께할 수 있는 존재, ‘우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OsJGE_AuuY
    차분하면서도 나지막히 이야기 들려주듯 만들어진 북트레일러도 함께 감상해보세요.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김동식 소설집(김동식, 요다)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 등 소설집 10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으로 다소 유치해 보이는 제목이지만, 각 단편들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고, 생각하지 못한 반전들이 가득한 소설집입니다. 단편 소설 하나하나 모두 재미있고, 생각해볼 거리도 많지만, 무엇보다 김동식 작가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wLB2JN2YPw중학교를 중퇴하고, 생계를 위해 지하 주물공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그래서 글쓰기를 배워본 적도 없는 서른 살이 넘은 단순노동자에서 작가가 되려 했던 게 아니라,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작가가 된 김동식 작가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잠재력이 있습니다.
    많은 경험을 해보고,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보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칼의 노래(김훈, 문학동네)
    얼마전 영화 ‘한산’이 개봉하면서 ‘칼의 노래’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의 일대기를 다룬 책들은 많이 있지만, 칼의 노래는 백의종군하던 시점부터 전사할 때까지 이야기를 다루면서, 충무공의 업적이나 영웅의 모습을 다루기보다는 풍전등화와 같은 현실 속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문장을 읽어나갈때마다 소리가 느껴질 정도로 김훈 작가의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필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유의 힘!
    흩어져 있을 땐 큰 의미가 없지만, 글자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있는 문장과 내용을 만들고,
    이를 해석하면서 길러지는 창의성과 상상력은 생각하는 힘을 키워줍니다.

타일러 라쉬의 서재(2022-2 저자와의 만남)

타일러 라쉬의 서재(『두 번째 지구는 없다』의 저자)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최근에 읽은 책인데요. 쥘 베른(Jules Verne)의 <해저 2만리> 원서입니다. 과학소설이 이렇게 오래된 전통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하나의 책을 추천하기보다는 원서를 읽어보라고 추천드리고 싶은데요. 앞서 말한 <해저 2만리>도 그렇고, 19세기에 과학소설 분야의 시초가 되는 쥘 베른의 작품 같은 경우에는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되면서 분량을 연재하려고 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편집본은 많은데 원서로 읽으면 훨씬 더 풍부한 내용이고 놀랍게도 한 150년 된 작품들인데도 최근에 쓴 듯한 느낌이 들어요.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유럽연합 형성과 구조에 대한 포르투갈 학자가 쓴 국제정치학 전속 서적인데요. 그냥 포르투갈어를 좀 더 배우고 싶어서 보는 겁니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독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없이 살 수 있고 요즘 영상도 정보전달력 있는 게 많죠. 하지만 글은 오래 남고 평가기준이 훨씬 높기 때문에 결국 책으로 쌓이는 것들은 좀 더 깊이가 있을 수 있죠. 그런 맥락에서 독서를 안 하면 어언무미라고 그릇이 그만큼 좁고, 세상이 그만큼 싱겁겠죠.

 

김남희의 서재(2022-1 테마가 있는 독서아카데미)

김남희의 서재(『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인생의 시기마다 마음에 새겨지는 책들이 달라서 간단히 추천하기에 어렵지만, 20대와 30대를 관통했던 책들은 다음 세 권입니다.
    『어느 청년 노동자의 죽음 : 전태일 평전』 , 전태일기념관 건립 위원회

    노동법을 공부하며 대학생 친구 한 명을 간절히 바랐던 노동자 전태일을 제가 대학생이 되어 책으로 만난 이후, 늘 빚진 마음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생의 한 가운데』 , 루이제 린저

    이 소설의 여주인공 니나에 굉장히 많은 감정이입을 하며, 스스로 니나를 닮았고, 더 닮고 싶다고 여겼던 이십대였지요.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조르바 같은 친구 한 명을 간절히 원했던 삼십 대. 지금은 제가 조르바가 되고 싶네요.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 김원영
    『그냥, 사람』 , 홍은전


    나이가 들수록 관심이 커가는 분야가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나 그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이들의 음성을 듣는 일입니다.
    이 두 권의 책은 많은 점에서 저의 표피적인 평등주의자 관점을 깨뜨리고 뒤흔들었던 책입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ㅇㅇㅇ

    문학적 감수성과 과학적 진실이 절묘하게 짜여진 빼어난 자연과학 에세이를 좋아해서 찾아서 읽고는 합니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와의 대화를 이끌어 내는 힘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함으로써 나의 좁은 세계를 허물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책을 읽고, 여행을 하는 게 아닐까요?
    되어보지 못한 나를 상상하기 위해,
    타인의 고통과 슬픔을 체험하기 위해,
    잘 들리거나 보이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만나기 위해우리는 책을 읽고, 여행을 하는 거겠지요.
    그래서 제게는 책과 여행이 닮아있어요.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읽는 책인 셈이지요.

 

서은경의 서재(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교수)

서은경(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교수)

  • 유튜브 바로가기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 , 리처드 바크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책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나의 어린 시절마다 좋아하고 기억하고 싶은 책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나의 가슴을 강하게 강타한 책은 바로 대학시절에 읽은 ‘갈매기의 꿈’이다. 이 책은 70년대 그 당시를 지배한 가치에 반항하던, 그리고 ‘자유’를 선망하고 힘껏 외치던 젊은이들의 필독서와 같은 책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조나단이 외친 ‘자유’라는 이슈가 나를 강타했다기보다는, 그 당시 중심이 아닌 언저리에서 어슬렁거리면서 대학시절을 보내고 있었던 나에게 ‘너의 꿈은 무엇이고 신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를 강타했다. 나의 대학 2~3학년 시절은 사회적으로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였고, 대학의 문은 굳건히 닫혀 있어서 대학생이지만 대학 캠퍼스가 아닌 어디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우리가 만들 꿈과 사회를 논하였던 시절이었다. 이때 이 책은 나에게 나의 꿈이 무엇이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고 또 노력의 결실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나의 꿈을 향해 한발자국씩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어느새 40여년이 흐른 지금 보니, 작가가 던진 화두, “이상을 추구하며 남과 다르게 살 용기가 있는가?” “항상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수 있는가?” “나의 성취를 아낌없이 남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가?”는 대학 시절의 한 번의 고민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나를 돌아보고 채찍질하면서 인생 마지막까지 가져가야 하는 메시지인 것 같다. 내 삶 옆에서 이 책의 감흥과 나에게 준 메시지를 항상 기억하고 같이 가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늦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지리의 힘(Prisoners of Geography)』 , 팀 마샬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등 전 세계 10개 지역을 뽑아 각국의 물리적 지형이 정치적 현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국제적인 갈등의 양상을 진단하며 그 뿌리가 되는 지리적 조건과 과거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서 흥미롭다. 아울러 다가올 미래도 지정학적 관점으로 조망하였는데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외부 사회와 동떨어져 살 수 없는 현재, ‘세계는 하나’라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 정도의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여 추천한다. 특히 이 책은 너무 편향되지 않고 국가적 상황을 알맞게 그리고 너무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지리학적 분석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지금의 급변하는 세계정치에 대한 혜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상식서(常識書)라 볼 수 있다.

    『팩트풀니스(Factfullness)』 , 한스 로슬링

    빌 게이츠가 대학원 졸업생에게 선물한 책이라 하여 유명한 책이다. 작가는 우리가 10가지의 본능(간극, 부정, 직선, 공포, 크기, 일반화, 운명, 단일관점, 비난, 다급함)으로 인하여 생긴 오해와 편견으로 휩싸여 있음을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제시된 수치를 보면서 “왜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지?” 또는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나의 인식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 책이다.


    사실이 아닌데,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생겨나는 문제가 이제 사회문제로 확산하는 요즘, ‘내가 색안경 끼고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않은지’, ‘이 사실을 내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지’를 스스로 타진하게 만드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제시한 팩트를 살펴보니 ‘세상은 정말 괜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그 겨울의 일주일(a week in winter)』 , 메이브 빈치

    지난겨울에 “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었다. 타계한 작가 사후에 발표된 책으로 내가 2019년 12월 아일랜드 여행을 다녀온 후 코로나19로 인하여 해외여행을 못 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하여 가장 최근에 한 여행의 추억을 곱씹어 볼 생각으로 고른 책이다.


    플롯이 정교하고 스토리 진행이 빠르게 되는 베스트셀러 책과는 다르게 잔잔한 물결과 같은 책이었지만, 그 안에서 인간애와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특히 이야기의 주인공인 작은 호텔 투숙객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어서 좋았고, 그들이 가진 고민들이 의외의 일이 생기면서 해결되거나 아니면 맞닥뜨려서 흘러가게 하는 이야기 전개도 평범하여 좋았다.


    그렇지만, 어떠한 인생도 항상 나쁠 수만도 없고 좋을 수만도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책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미소를 짓게 된 이유이다. 그리고 외국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작은 호텔에서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며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나를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섬에 있는 서점(The Stored Life of A. J. Fikry)』 , 개브리얼 제빈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올해 3월에 읽은 “섬에 있는 서점”이다. 쓰나미처럼 몰려왔던 일을 끝내고 그 후유증을 달래기 위해 선택한 책이다. 또한 사서이며 서평가인 내 친구가 권한 책이고 미국도서관 사서 추천 1위 책이기도 하지만, 제목(한글 번역 제목)에 이끌려서 선택한 책이다.


    사실 서점과 책에 관한 내용인가 하였는데 물론 모티브는 서점과 책이었지만, 한 사람의 인생사를 보여주는 내용이 담긴 책이다. ‘모든 인생은 서로에게 매우 큰 의미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시사점을 나에게 잔잔하게 그러나 밀도 있게 전달해주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다양한 책에 대한 한 두 줄의 저자논평을 책 곳곳에서 발견(?)하면서, 나는 작가의 광범위한 독서량과 혜안을 알 수 있었고 이점이 그냥 부럽기만 하였다.


    마지막으로 301쪽에 저자(주인공)의 귀납적인 외침인, “우리는 혼자라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글귀는 이제 내가 좋아하는 글귀로 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와의 대화를 이끌어 내는 힘

    요즘 들어 주어진 업무와 씨름하느라 바쁜 나에게 던져진 “독서가 왜 필요한 가”라는 질문은 나를 업무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게 했고 아무 일 하지 않고 생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한 질문이었다. 그 결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나는 나에 대한 성찰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즉 막연히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에게 독서는 무슨 의미일까?, 삶 속에서의 독서가 주는 가치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깊게 해보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나는 며칠 동안 ‘독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그 답을 찾기는 쉽지는 않았다. 마침내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감동 받은 장면에서, 또는 작가의 소리를 느낄 때, 나는 그때마다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나와의 대화를 하고 있음을, 즉 나와 나 자신과 교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작가들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던지는 다양한 메시지에 나는 생각하게 되고 긍정이든 부정이든 나의 의견이 도출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여행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여행계획을 혼자 하고 있고, 로맨스소설을 읽으면서 설레었고, 그리고 추리소설을 읽으면 나는 추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나와 교류하고 있었고 나를 돌이켜서 보고 나에게 다짐이든 질책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독서는 나라면 어땠을까 하며 상상하는 즐거움, 흐뭇함이나 짜릿함이 전달되는 즐거움, 등등의 읽는 즐거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나와 대화를 하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나를 보게 한다. 이러한 점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라 생각해본다.

 

김지성의 서재(사회과학부 교수)

김지성의 서재(사회과학부 교수)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When Breath Becomes Air』 , Paul Kalanithi , 랜덤하우스 , 2019

    Paul Kalanithi가 쓴 “When Breath Becomes Air”입니다(한국어판 제목은 “숨결이 바람될 때”). 신경외과 의사로 바쁜 삶을 살아가던 36세의 젊은 의사가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나서의 삶을 기록한 자전 에세이인데요, 다가오는 죽음의 두려움에 굴복하기보다 살아있는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Paul의 선택이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이 책을 만나 내가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Educated』 , Tara Westover , 랜덤하우스 , 2018
    『배움의 발견』 , 타라 웨스트오버 , 열린책들 , 2020


    3년 전쯤 원서로 읽은 책인데 첫 페이지부터 몰입하게 되었어요. 작가의 필력이 굉장합니다. 종교적 이유로 세상의 보편적 질서를 거부하는 가정에서 자란 저자가 가족을 떠나 교육과 배움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Autumn』 , Ali Smith , Pantheon, 2017

    계절과 어울리는 Ali Smith의 “Autumn”(한국어판 제목 “가을”)을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4계절 4부작 중 첫 번째 권이고 현대 영국 사회가 마주한 여러 현실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전부터 독서가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준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활자의 내용 너머를 상상하게 하는 힘이 독서가 갖는 큰 매력이자 많은 것이 디지털화된 현대 사회에서 독서가 필요한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요? 요즘에는 독서가 바쁜 일상에서 내 스스로 찾은 작은 쉼터로 느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폰 속의 단편적이고 막대한 양의 정보 홍수를 벗어나 긴 호흡의 독서를 끝내고 나면 내 안에 쉼이 충분히 머물러 충전이 된 기분이 듭니다.


이승원의 서재(2021-2 청년제안프로젝트 특강 강사)

이승원의 서재(청년제안프로젝트 특강 강사)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침묵』 , 엔도 슈사쿠 , 바로오딸 , 2009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좋았는데, 지금은 동의하지 않는 책들도 있고요. 그만큼 다양한 책을 읽고 경험하면서 생각이 자라나는 것 같습니다. 기억 나는 여러 책들 중 한권을 한성인들에게 추천하자면, 엔도 슈사쿠의 ‘침묵’이라는 소설입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이 책은 종교적인 차원에서 읽힐 수도 있지만, 인간 내면의 갈등과 번뇌, 그리고 결국, 내 삶에 대해 내가 어떻게 선택해야하는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던지고 있습니다.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두 권을 추천합니다.
    『김수영 전집 2. 산문』 , 김수영 , 민음사 , 2003
    첫 번째는 민음사에서 출간된 ‘김수영 전집 2. 산문’입니다. 1960년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문인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의 산문집을 추천합니다. 여기에는 그가 시에서 담지 못한 현실에 대한 시각, 자신의 일상 속 단면을 보여주면서, 삶이란 평범하면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이반 일리치 , 느린걸음 , 2014

    두 번째는 이반 일리치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입니다. 현대 문명 속에서 소비와 노동에 중독되고 끌려다니는 삶을 성찰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스스로 존엄해 질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실마리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짓기와 거주하기』 , 리차드 세넷 , 김영사 , 2020


    리차드 세넷의 ‘짓기와 거주하기:도시를 위한 윤리’입니다.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군가 만든 집에 살고, 누군가 정한 길을 걷고 전철을 탑니다. 그리고, 누군가 정한 곳에 들어가거나 들어가지 못합니다. 누군지 모를 누군가가 정한 규칙에 따라 살면서, 우리는 스스로 삶을 창조하고 지킬 힘을 점차 잃어가는 건 아닐까요? 짓기와 거주하기는, 도시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아가면서, 우리 스스로 자유의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한 길을 보여줍니다.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독서는 다른 세계와의 만남이기도 하고, 내 미래와의 만남이기도 합니다. 이 만남은 우리가 더 자유롭고 멋지게 사는 힘을 길러줍니다. 그냥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멋지고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이 좋은 것처럼,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멋지고 지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 독서는 필요합니다.

김지영의 서재(2021-2 청년제안프로젝트 특강 강사)

김지영의 서재(청년제안프로젝트 특강 강사)  

  •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셜록홈즈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책 모두 
  • 한성의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스타트업 바이블』 , 빌 올렛, 비즈니스북스, 2015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미등록자』 , 히가시노 게이고, 비채, 2018
  •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 종류의 책이 심지어 동화책, 만화책이라도 과거와 미래가 현재의 상황이 기반이 되어 그려진다. 이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길을 미리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지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